[정부]올림픽 양궁의 새 역사를 쓰다, 과학적 훈련의 힘 최첨단 로봇기술, 3D프린팅 기술, 그리고 선수들의 땀이 만들어낸 결과
- 2024-08-05
- 이상호
올림픽 열기가 후끈한 파리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7일 차를 맞은 8월 1일, 대회 중반으로 달려가면서 전 세계는 올림픽 열기로 후끈하다. 한국 대표팀도 메달 행진을 이어가며 그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맺고 있다.
대회 첫날, 박하준-금지현 선수가 사격 혼성 10m 공기소총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올림픽 메달의 물꼬를 텄다. 이어 수영 남자 400m 자유형에서 김우민 선수가 동메달을, 오상욱 선수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가져왔다. 둘째 날에는 오예진 선수가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반효진 선수가 10m 공기소총에서 한국에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 밖에도 많은 종목에서 선수들이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궁 대표팀이 세계 양궁의 새역사를 써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궁 단체전에서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10연패, 남자 대표팀이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대표팀이 세운 이 기록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양궁 종목이 신설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햇수를 헤아리면 무려 40년간의 대업이다.
그리고 2일 오후(현지시각) 파리 레쟁발리드에 또 한 번 태극기가 휘날렸다. 임시헌과 김우진이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독일을 6 대 0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것.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양궁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초인적인 계보를 이었다.”, “올림픽 양궁에서 한국은 ‘경쟁’이 아닌 ‘전통’이 됐다.”는 호평을 내놨다. 한국의 반응 역시 뜨겁다. 한국이 양궁을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주몽의 후예”, “하느님이 Bow하사!”라고 분석한 밈이 인터넷과 SNS를 달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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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든 훈련 상대? ‘슈팅 로봇’
한국 양궁 대표팀의 훈련에는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양궁협회는 현대자동차 그룹과 함께 ‘리커브 & 컴파운드 양궁용 슈팅머신’을 개발해 훈련에 도입했다.
‘양궁로봇’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것은 실제 야외 환경에서 바람과 화살 점수 분포에 반응하여 화살이 정중앙에 맞도록 스스로 조정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외부 환경과 변수에 반응하지 않는 상대이기 때문에 선수와 일대일로 경쟁하면서 고도의 심리훈련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임시현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궁로봇과의 훈련에서 상대가 10점만 쏜다는 압박감은 실전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밀 액추에이터를 통해 미리 설정한 각도와 강도로 화살을 일관되게 발사하는 기능을 통해 결함이 없는 화살을 선택하고, 장비의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었다.
3D 프린팅 기술로 선수 개인에게 맞춰진 장비를 제공한 것도 신의 한 수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 브랜드 저널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 공정에도 활용되는 3D 스캐너와 프린터를 이용하여 선수 개인의 손 모양에 최적화된 그립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그립은 선수들의 힘과 충격에 의해 변형 및 파손될 수 있는데, 아주 미세한 변형으로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선수들의 선호에 따른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개인 맞춤형 그립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