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건설 3D프린팅’ 선도하는 반도체 정밀부품회사 ㈜HS하이테크
- 2020-12-22
- 관리자
○ 본문요약 :
경기도 수원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남다른 외관으로 단숨에 랜드마크가 됐다. 물고기 비늘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외관은 거대한 암석층 단면 문양을 형상화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렘 콜하스가 이끄는 네덜란드 OMA의 설계다. 문제는 설계를 현실로 만드는 제작ㆍ시공. 무엇보다 프리즘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각도의 삼각 유리 1451장을 어떻게 효유적으로 고정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 디지털건축연구소 위드웍스와 손잡고 최대 난제였던 ‘스마트 조인트’를 3D(3차원) 프린팅으로 해결한 곳이 ㈜HS하이테크(대표 이인오)다.
HS하이테크는 반도체 클린장비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의 설계부터 가공ㆍ조립ㆍ납품까지 총괄하는 정밀부품 가공회사다. 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단위의 초정밀 부품을 만들던 회사가 건설 3D프린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승규 HS하이테크 건설3D프린팅연구소장은 “건설업은 매우 많은 참여자와 공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단일 3D프린팅 기술만으로는 기존 건설기술을 대체할 수 없다”며 “다만, 기존 건설기술과 3D프린팅 기술을 효과적으로 융합시켜 원가 혁신, 공사기간 단축, 디자인 품질향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HS하이테크는 금속 소재 3D프린팅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3D프린팅 전문그룹 Z3D LAB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선진기술을 내재화한 덕분이다. 항공(대한항공)과 자동차(현대차) 분야의 국내 1등 기업에서 3D프린팅 부품 제작 파트너로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이 회사 3층에는 금속 분말 적층 용융(PBF) 방식의 3D프린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로ㆍ세로 400㎜)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장비(EOS M400-4)가 있다. 3D프린터는 금속을 깎아 만드는 대신 입력된 디자인대로 베드(조형판)에 금속 분말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다. 독특한 모양의 건축자재나 세밀하고 정교한 부품을 만들 때 유용하다. 스테인리스 스틸, 티타늄, 알루미늄 합금 등 쓸 수 있는 금속 재료도 다양하다. 금속 외에도 플라스틱의 일종인 고분자 폴리머 소재의 3D프린터도 보유하고 있다.
HS하이테크의 3D프린팅은 주력인 반도체 장비가 출발점이다. 반도체 세정 공정용 스핀척(Spin Chuck)을 20% 경량화하고, 10㎚급 이류체 스프레이 노즐 등을 3D프린팅으로 만들어 장비의 효율을 높였다. 이 기술은 반도체를 넘어 항공, 자동차, 플랜트, 의료, 건축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이다.
3D프린팅은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한 반면 다품종 소량생산이 한계다.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 몰드(틀)다. 제각각인 600여개 스마트 조인트를 갤러리아백화점에 공급할 때도 3D프린팅 몰드로 해결했다.
HS하이테크의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사용자 맞춤형 공간 ‘블로비(Blobee)’.
이 경험을 토대로 만든 첫 완성형 건축물이 ‘블로비(Blobeeㆍ사진)’다. 루프탑 가든, 팝업 스토어, 글램핑, 흡연실 등 4∼6명이 쓸 수 있는 사용자 맞춤형 공간이다. 자체 개발한 설계 알고리즘과 최첨단 3D프린팅 기술로 만든 ‘어댑티브 조인트(Adaptive Joint)’가 핵심 부품. 패널과 바닥재, 출입문 등은 사용자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올해 광릉수목원, 몬드리안(이태원) 등에 공급했고, 내년 판매목표는 200∼300채다. 유 소장은 “핵심 자재인 조인트만 납품하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설계대로 제작ㆍ설치하면 된다”며 “3D프린팅은 레시피(설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수준의 음식을 맞볼 수 있는 글로벌 푸드체인처럼 로컬라이징이 쉬워서 수출상품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HS하이테크 건설 3D프린팅 기술의 목적지는 ‘산업재 이케아(IKEA)’다. 건설ㆍ건축 분야에 3D프린팅으로 만든 혁신적인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체 사업으로 제주도 협재에 타운하우스(가칭 ‘3D 플레이어스’)를 내년에 짓는다. 건축물에 최적화된 3D프린팅 기술을 한데 모아놓은 모델하우스인 셈이다. 콘크리트 소재 3D 프린터 도입도 추진 중이다.
유 소장은 “전통적인 건설 생산방식으론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을 합리적인 비용ㆍ시간 내에 현실화시키는데 한계가 많다”며 “HS하이테크는 3D프린팅 기술로 건설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출처 : e대한경제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012121005537180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