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3D 프린터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 2017-01-03
- 오두환
3D 프린터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채민기 기자
물만 닿으면 녹는 알약, 항공기 부품, 티타늄 두개골, 패션쇼 재킷·치마… 생활 곳곳에서 실용화
감기 걸린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더니 알약을 처방해 줬다. 아이가 한입에 꿀꺽 삼키기엔 조금 크다. 아이는 먹기 싫다며 떼를 쓰고, 가루로 빻아서 먹이자니 번거롭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기 마련이다. 물에 닿으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알약이 있다면 훨씬 편하지 않을까? 그런 약이 실제로 나왔다. 지난달 미국 제약사 아프레시아가 만든 알약 '스프리탐(Spritam)'이 그것이다. 스프리탐은 겉모습은 일반 알약과 똑같지만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는 다공성(多孔性) 구조다. 이 구멍으로 물이 스며들어 적은 양의 물에도 쉽게 녹도록 만들어졌다.
스프리탐은 3차원(3D) 프린터로 만든 의약품이다. 아프레시아의 돈 웨더홀드 대표는 "3D 프린터 기술이 없었으면 이런 숱한 구멍이 뚫린 약을 제조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터가 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 플라스틱과 같은 원료를 분사해 물건을 입체로 출력하는 3D 프린팅은 얼마 전까지도 보통 사람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미래 기술'이었다. 기껏해야 IT(정보기술) 박람회장 한편에서 사탕 따위를 찍어내며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반인에게 팔리는 제품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의료 분야에도 3D 프린터가 본격 도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달 초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중앙대 연구팀이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두개골을 60대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3D 프린터는 하나의 금형에서 여러 제품을 찍어내는 방식과 달리 단 한 명의 환자 상태에 꼭 맞춘 보형물을 제작하기에 알맞다. 제작 기간이 짧아 위급 환자에게 시술할 때도 유리하다. 생산기술연구원 이영수 원장은 "3D 프린터를 이용한 두개골 개발은 치료용 인공 보형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경제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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