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 프린팅’의 마법…시간ㆍ환경에 따라 스스로 변신
올해 초 미국의 ‘너브스시스템’은 4D 프린팅을 이용한 여성용 의류를 선보였다. 3D 프린터로 옷을 출력한 뒤 입으면 착용자의 체형에 맞게 의류가 스스로 형태를 바꾼다. 너브스시스템은 이와 비슷하게 출력할 때는 평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입체적으로 모양을 바꾸는 장신구·장식품도 출시했다.
3D 프린팅의 한계를 넘어설 신기술로 '4D 프린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3D라는 공간에 시간이라는 또 하나의 차원을 추가한 개념으로, 3D 프린터로 출력한 물체는 시간, 주변 환경이 변하면 다른 모양으로 변신한다.
2일(현지시간) 기즈모ㆍ데일리메일 등 외신과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등에 따르면 4D 프린팅은 2013년 미국 MIT 자가조립연구소 스카일라 티비츠 교수가 ‘4D 프린팅의 출현(The emergence of ‘4D printing)’이라는 제목의 TED 강연을 하면서 세상에 처음 소개했다. 강연 영상에서는 선 형태의 물질을 물에 넣으면 스스로 접히면서 정육면체 형태로 모양을 잡아간다.
4D프린팅이 주목받는 이유는 특정 상황에서 개발자가 설계한 대로 모양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 덕에 4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 건설ㆍ의류ㆍ항공우주ㆍ헬스케어 같은 분야에서 그간 구현이 어려웠던 각종 기술 적용이 가능하고, 제조과정에서의 시간ㆍ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3D 프린팅으로 만든 인공장기를 이식하려면 큰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4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인공장기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커지도록 설계하면, 최소한의 절개로 인공장기를 이식할 수 있다. 상하수도관의 유지ㆍ관리도 쉬워진다. 물의 흐름을 감지해 배관이 막히게 되면 구조물이 스스로 넓어지면서 막힌 구멍을 뚫는다. 더우면 공기가 잘 통하다가 추워지면 섬유 구조가 촘촘해지는 의류, 눈이 오면 자동으로 스노우타이어로 바뀌는 타이어 등도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4D 프린팅은 3D 프린터만 있으면 설계한 대로 물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물체의 원격 전송을 이룰 미래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4D 프린팅 시장은 2019년 6300만 달러에서 2025년 5억5500만 달러로 약 9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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