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온도가 올라가거나 전기 저항으로 열을 가하면 모양이 바뀌는 물체를 3D 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접고 다시 펴는 것도 가능하다.미국 캘리포니아 LLNL(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연구원들은 이른바 '스마트 잉크(smart ink)'라는 물질을 개발했다. 대두유와 폴리머, 탄소나노 섬유를 결합해 만든 것으로, 화학적 합성을 통해 특정 온도에서 특정 형태를 보이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헬스케어와 항공우주산업, 접는 안테나, 로봇 기기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객체를 3D 프린팅 하는 것은 '4D 프린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본래 스스로 조립하는 '스마트 재료'를 사용해 3D 출력한 객체를 가리키는 용어였지만 지금은 모양을 바꾸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3D 프린팅 객체를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다. 생물 의학 영역의 부목이 대표적인데, 치료 상황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고 아이가 커감에 따라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번에 시연한 4D 프린팅이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전도성 스마트 물질을 이용해, 3D 프린팅과 그 뒤를 이어 진행되는 접는 과정을 결합하는 첫 단계에서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연구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상자나 나선구조, 구 모양을 만들 수 있는 4D 물질을 시연했다. 이 물질은 SMP(shape memory polymers)를 이용한 것으로 열이나 특정 온도에 노출되면 형태가 바뀐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이자 LLNL의 재료공학부 박사후 연구원인 제니퍼 로드리게츠는 "이는 마치 케익을 굽는 것과 비슷하다. 완전히 익기전에 오븐에서 꺼내 접거나 꼬아 초기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더 복잡한 구조물을 만드는 신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3D 프린트된 스마트 잉크를 이용해 연구팀은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전기 저항이나 열에 노출됐을 때 펴지는 곡면 전도 기기나, 열에 노출됐을 때 확장하는 접힌 덧대, 열을 가하면 열리거나 닫히는 상자 등이다. LLNL 스태프 과학자인 제임스 르위키는 "이들은 3D 구조의 물질이지만 추가로 스마트 속성을 갖고 있어 이전 구조를 기억하고, 완전히 새로운 속성 세트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들 폴리머 합성물로 프린트하면 물건을 만들어 전기적으로 펴도록 작동시킬 수 있다. 이런 기기는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주변 상황을 느낄 수 있고 이에 반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