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3D프린팅 의료를 만나다
- 2016-07-18
- 관리자
최근 중앙대학교병원이 3D프린팅 기술을 두개골 수술에 접목시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 출혈’로 입원한 최모씨는 입원 당시에 부풀어 오른 뇌혈관이 터지지 않도록 두개골 뼈를 제거했다. 이후 최씨는 시간이 지나 부푼 부위가 줄어 들자, 의료진은 3D프린터로 뼈와 뇌 내의 공간을 스캔해 최씨의 머리에 꼭 맞는 인공뼈를 다시 채워 넣었다. 현재 최씨는 상태가 다소 회복돼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최씨의 수술이 성공적이었던 것에는 가족과 의료진의 노력이 있었다. 의료진은 우선 두상을 스캔하고 제작한 뒤, 실제 머리뼈와 비교하고 수정하는 등 꼼꼼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수술을 담당한 권정택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술을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꾸준히 논의하고 조율해오면서 어떤 방법이 가장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했다. 또한 수술시기, 부작용 여부 등을 고려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도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수술이라는 점에서 쉽게 결정을 못내렸다. 하지만 이미 외국에서 보편화된 사례와 안정성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기존의 골 시멘트나 자가 뼈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은 환자에게 맞는 모양을 만들거나 뇌 내의 빈 공간을 완벽하게 채워주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면역거부반응이나 염증 등의 부작용 등의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최근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씨의 경우처럼 기존 골 시멘트 등을 대체하는 두개골 성형수술의 수술 방식과 수술 결과도 한층 향상됐다는 평가다. 특히 환자의 두상에 맞춰 인공 두개골을 대칭되게 만들었고, 수술로 꺼진 공간도 채워 염증 위험도 최소화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무엇이든 3차원 입체로 복사할 수 있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3D프린팅은 단순한 모형 제작뿐만 아니라 인체조직까지 본뜰 수 있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3D프린팅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꼽으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의학계는 3D프린팅 기술이 수명연장과 획기적인 의료산업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러한 3D프린팅 기술이 수술과 환자 치료에 접목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다수의 병원과 연구기관들이 뼈와 핏줄, 장기 등 신체조직을 재현하기 위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일부 병원에서는 3D프린팅을 환자 치료에 도입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의 장점은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며, 강도와 표면의 질감이 우수하고, 정확한 모양 등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디자인이라도 변변찮은 재료로 만들면 조악해지기 쉽다. 권정택 교수는 “3D프린팅 기술을 의료에 활용할 때에는 무엇보다도 어떤 소재를 사용했는지가 무척 중요하다”며 “이전에 3D프린팅을 이용해 만든 인공 신체로 해부학실습을 해봤지만 실제 신체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모양을 그대로 복사할 수는 있으나, 실제 인체 조직의 느낌이나 세밀한 부분 등을 재현하는 수준까지 이르려면 그에 따른 재료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부학 실습을 넘어 인체에 직접 적용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조직의 구현뿐 아니라 인체의 면역반응과 부작용 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의료에 적용될 3D프린팅의 성공여부는 ‘소재 개발’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프린터’라고 하면 인쇄용으로 사용하는 복사기를 떠올리며 클릭 한 번에 형체가 구현되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체에 적용하는 3D프린팅은 결코 한 번에 ‘뚝딱’ 만드는 일은 없다. 일례로 3D프린팅 기술을 재생의학에 이용할 경우에는 재료가 될 체세포 배양부터 시작해 오랜 연구와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또한 이러한 재료를 이용해 실제 체조직의 구성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기술이 어느 수준일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바이오 3D프린팅 기기 산업도 계속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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