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3D프린터로 맞춤안경 뚝딱 …'스마트 제조'로 공정 절반 뚝
- 2024-01-26
- 관리자
PET 재활용 자동화 공장은
4100㎡ 규모에 17명 근무
첨단설비 무장 스타트업공장
인건비 줄이고 수익성 커져
전세계 스마트제조 시장
내년 4550억달러 성장 예상
"소량생산 유리한 스마트공장
스타트업에 새 혁신 기회"
최근 스마트 제조 기술 발달과 함께 직접 공장을 짓고 제조에 나서는 스타트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수퍼빈의 PET 재활용 공장 '아이엠팩토리'(왼쪽 사진)와 경기도 의왕의 브리즘 안경 공장에서 3D 프린터로 만든 안경테가 연마를 기다리는 모습.
경기 의왕시 인덕원 IT밸리에 위치한 한 스타트업의 사무실에 들어서니 거대한 크기의 3D 프린터가 눈에 들어왔다. 3D 프린터 내부에 밀가루처럼 생긴 흰색 파우더를 투입해 한 층 한 층 쌓아올리면서 안경테를 만들고 있었다. 이 같은 제조 공정을 갖춘 기업은 3D 프린터로 안경테를 만드는 스타트업 '브리즘'이다. 성우석 브리즘 대표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하루 근무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각기 다른 모양의 안경테를 최대 200개까지 만들 수 있다"며 "일반적인 뿔테 안경테는 연간 20만개를 생산하려면 직원 30여 명이 필요한데, 우리 회사는 연간 4만개를 생산하고 있지만 담당 직원은 2명뿐"이라고 말했다. 뿔테 안경테가 20개 공정을 거치는 데 비해 브리즘의 공정은 10개에 불과하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이다. 성 대표는 "제조 스타트업은 젊은 직원을 뽑기 힘든 게 현실이라 스마트 공장 도입을 생각했다"며 "특히 도심에서 스마트 공장을 활용한다면 젊은 직원 채용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수거 솔루션 스타트업 수퍼빈은 작년 4월 150억원을 투입해 경기 화성시에 폐기물 처리와 재생원료 생산을 위한 스마트 공장을 지었다. 단순히 PET병을 수거해 되파는 것만으로는 큰돈이 되지 않자 자체 보유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어 다양한 폐기물에서 재생원료를 가공해 판매한 것이다. 구재현 수퍼빈 이사는 "스마트 공장 덕분에 '폐기물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100㎡ 규모의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17명에 불과하다. 이는 사무직을 모두 포함한 숫자로, 공장 가동은 직원 3명이서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구 이사는 "오는 8월 준공을 목표로 전북 순창에도 공장을 짓고 있다"며 "기존 공장은 PET병을 재활용해 필름 정도만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순창 공장은 PET병을 비롯한 모든 PET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인공지능(AI) 같은 정보기술(IT) 분야나 바이오 분야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공장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스타트업이지만 최근 스마트 제조 기술 발달과 함께 직접 공장을 짓고 제작에 나서는 회사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술 개발에 집중하던 스타트업이 스마트 공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게 수익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타트업 생존의 핵심으로 스마트 제조가 꼽히고 있다. 원격·비대면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전 세계 스마트 제조 시장 규모는 올해와 내년 연평균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2050억달러였던 스마트 제조 시장 규모는 올해 4000억달러, 내년에는 455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제조는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3D 프린팅을 비롯한 신기술과 함께 무인운반로봇, 자율이동로봇 같은 무인운송기계를 기반으로 인간 노동력을 줄이고 제조비용을 낮출 수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스타트업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수익을 내야 하는 스타트업에 스마트 제조는 더 많은 쓰임과 상업적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 매일경제(전체기사보기)
https://www.mk.co.kr/news/business/10928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