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요약 :
미래 뿌리산업 경쟁력, 3D프린터에서 찾다
3D프린팅 기술은 기존 뿌리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쇠퇴일로를 걷던 전통 산업계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주조 및 가공 분야에서 약 45년 이상의 세월 동안 기술력을 축적해 온 삼영기계(주) 역시 3D프린팅 기술이 전통제조업계에서 발휘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영기계는 본래 피스톤, 실린더 헤드, 실린더 라이너 등 철도·선박·내륙용 발전 엔진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인 피스톤과 실린더 헤드가 세계 일류상품에 등재돼 있을 정도로 막강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지만, 이들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3D 프린팅이라는 미개척의 땅에 발을 내디뎠다.
2014년 삼영기계는 국내 최초로 바인더젯(Binder jet) 방식의 샌드 3D 프린터를 도입했다. 이번 인사이드 3D 프린팅에서 삼영기계는 최근 국산화 개발 및 출시에 성공한 중대형 샌드 3D프린터인 ‘BR-S900’을 선보였다. 삼영기계의 3D 프린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FDM, SLM 등의 적층 방식이 아닌, 바인더젯팅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샌드 3D 프린터는 주재료인 모래를 얇게 적층하며 형상에 해당하는 부위를 바인더로 경화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3차원 형상을 만들게 된다. 바인더가 뿌려지지 않은 부분의 모래를 털어내면 별도의 후처리 과정 없이도 출력물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출력 방식 대비 큰 강점을 보유했다고 여겨진다. 주재료로 사용되는 모래가 플라스틱, 세라믹, 금속 등 타 재료 대비 저렴하다는 것 역시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한다.
현장에서 만난 삼영기계의 박주민 책임연구원은 “샌드 3D 프린터는 주로 주조용 몰드 및 코어를 만드는 데에 적용된다”라며 “기존에 금속 주조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형몰드와 코어(거푸집)가 필요했다.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목·금형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됐다. 기존 공정의 이러한 비효율적인 측면을 모두 대체하는 샌드 3D 프린터에 우리는 주목한 것”이라고 했다.
3D프린팅 통한 경쟁력 제고, ‘인식 재변화’ 동반돼야
설계 변경이 잦거나, 단종부품을 생산하거나,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주문에 샌드 3D 프린터는 시간적, 비용적 측면에서 큰 효율성을 발휘한다. 최근 샌드 3D 프린터의 도입 범위가 기계·중장비·자동차 주조용 몰드 및 코어를 넘어 비정형 건축물의 주조품, UHPC 주조용 몰드까지 확대됐다. 향후 산업용 3D 프린팅 기술의 선도주자로서 샌드 3D 프린터를 향한 업계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박주민 책임연구원은 “주조공장을 보유한 삼영기계는 향후 주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샌드 3D프린터 도입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 경쟁력을 잃어가는 뿌리산업계에서 샌드 3D프린터가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경영진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 아래 2017년부터 산업부 우수기술연구센터 과제를 통해 개발 및 공정기술 개발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초기 해외 장비를 도입하며 겪었던 원재료 수급, 가격, 사후관리 등에 관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삼영기계는 직접 바인더 시스템 국산화 개발을 동시 진행했다. 더불어, 고령화가 심화한 업계의 분위기를 고려해, 3D프린팅 기술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자 외부 프린팅 서비스 및 학회, 전시회 등을 부지런히 참여하며 인식 개선에도 힘써왔다.
박 책임연구원은 “뿌리산업계에서 3D프린팅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각 분야 종사자들의 인식 재변화가 가장 필요한 것 같다”라며 “3D프린팅 기술이 점화됐을 시기,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결국 먼 미래의 기술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는 시각을 바꿔 업계와 처한 시장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고,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품을 개발·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했다.
○ 출처 : 산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