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2050년쯤이면 간단한 장기의 ‘바이오 프린팅’ 할수 있을 것”
- 2020-10-08
- 관리자
○ 본문요약 :
유승식 하버드 의대 교수
유승식(사진)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병원 BWH에서 뇌-컴퓨터 소통(BCI), 뇌 조절, 바이오 프린팅 등 첨단 의학 연구에 매진 중인 중견 학자이다. 그는 2013년 사람의 뇌파로 쥐 꼬리를 움직이는 ‘아바타’ 프로젝트 수행 후, 2017년 사람이 좌우 손을 움직이려는 의지를 30㎞ 떨어진 다른 사람의 뇌로 원격 전달하는 후속 논문도 발표했다. 뇌와 뇌를 연결하는 BBI(Brain-Brain Interface)를 처음 개척했다는 평가다.
―마치 영화 같다. 어떻게 가능한가.
“뇌파를 읽고 이를 초음파로 변환해 운동 중추에 쏜 것이다. 쥐의 경우 꼬리를 움직이자, 하는 의도가 없었으나 사람 간 전달은 오른손·왼손 하는 선택적 의지를 멀리 보내는 데 성공했다. 청기, 백기 올리기처럼 0과 1의 디지털 신호를 뇌 사이에 송출할 수 있는 셈이다.”
―나사(미 항공우주국)에서 우주인 뇌의 초음파 치료 연구를 의뢰받았다고 들었다. 왜 초음파인가.
“2025년 화성에 인간을 보낸다는 계획이 있다. 오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플 때 대비해 약도 싣고 가지만 우울증, 집중력 저하 등도 관리해야 한다. 초음파는 뇌 깊숙한 특정 영역에 정확히 흥분·억제 자극을 가할 수 있다. 가벼운 데다 다른 기기와 호환되고 전자기 교란도 없어 채택된 모양이다. 올해 2월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받았다.”(전두엽을 초음파 자극하는 방식으로 감정·행동 치료에 쓰인다. 2013·2017년 실험에서도 발신자의 뇌파를 초음파로 변환한 다음, 수신자의 뇌에 쏘아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바이오 프린팅에 요새 꽂혔다던데.
“생물의 조직과 장기(臟器)를 컴퓨터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려는 시도로, 조직 공학(Tissue Engineering)이라고도 한다. 적층 기법은 같지만, 금속 분말·플라스틱을 한 층씩 굳혀 쌓아 올리는 고체 3D 프린팅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이다. 재료도 다르고, 특히 고도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생물의 장기는 여러 겹의 조직, 또 조직은 여러 겹의 세포와 세포 간 물질로 이뤄져 있다. 세포-조직-장기 순이다. 바이오 프린팅은 간·피부·연골 등 다양한 세포를 폴리머·펩타이드·콜라겐·젤라틴 등 세포 외 재료와 함께 정확한 위치에 쌓아 올리는 게 요체다. 잘못 쌓으면 세포의 모양이 바뀌거나 아예 다른 세포로 변해버린다. 적층 방식도 사출형, 잉크젯형, 레이저형 등 몇 개 타입이 있다. 우리 연구팀은 벤처기업과 함께 세계 최초의 15채널 바이오 프린터를 개발해 인공 각막·피부·뇌-혈액 장벽(BBB) 조직 생산에 성공한 데 이어, 장차 이식 가능한 인체 장기까지 만들 계획이다. 특히 뇌 조직 프린팅은 복잡한 구조와 뇌세포의 섬세성 때문에 다른 장기보다 훨씬 어렵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조직 공학으로 만든 미니 조직이나 장기를 말한다. 살아있는 사람 몸속의 장기에 직접 실험할 순 없기에 인공 제조한 배양접시 속 오가노이드는 독성 검사, 맞춤형 암치료의 테스트베드로 쓰인다. 피부암에 걸린 인공 피부 오가노이드에 신약을 투여해보고 경과를 지켜보는 식이다. 모양만 비슷해선 안 된다. 몸 밖에서도 인체 속처럼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2050년쯤이면 간단한 장기의 바이오 프린팅은 가능하지 않을까”, 유 교수는 전망했다.
○ 출처 :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100701031703009002